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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거란소자 칠언절구 동경」 해석

최종 수정일: 4월 1일


개관

옛 경성의 이왕가박물관에 소장되었다가 현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 「동제 여진문자명 원동경」으로 등록 및 소장되어 있는 원형 동경입니다. 거울 면에 거란소자 7행, 계 28자가 주조되어 있습니다. 아이신교로·요시모토(2011:115)에 따르면 개성에서 출토되었다는 전승이 있는 듯하지만, 상세한 출토 지점 및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제작 연대와 그 경위도 미상입니다. 명문은 한시의 칠언절구를 모방하여 네 개의 7자구로 구성되어 있고, 처음 구와 짝수 구 말미에서 각운을 이룹니다.

Cf. 거란문자연구소조(1985), 아이신교로·요시모토(2011:113–115).


이상 오타케(2020:18)를 번역·발췌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거란소자 칠언절구 동경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거란소자 칠언절구 동경

거란소자 칠언절구 원형 동경은 국내에서 소장 중인 유일한 거란소자 자료이지만 한때 여진문자명으로 잘못 알려진 채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혹여 주조된 문장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봐 불완전하게나마 개인적으로 해석을 시도해보았습니다.

거란어는 출토된 금석문 자료의 양에 비해 어의가 밝혀진 어휘가 적으며, 이는 거란어 해독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일부 보고된 어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배제했습니다. 이미 아이신교로·요시모토(2011:113–115)에서 전문 해석을 시도한 바 있는데 아래의 내용과 비교하면 많이 다릅니다. 아이신교로 울히춘의 해석은 나무위 영상을 참조 바랍니다.

이하 오타케(2020)의 거란어 재구 형식을 따릅니다.


기구


𘭔𖿤𘭢 𘲽𘱸 𘰷𘭴 𘰝𘲥𘲦 𘲲𘯴𘱆 𘳍𘰄 𘰴𘳍𘰄

tər-əəl čəə-ň sum taalz-ən χam-uy äğ-äy däğ-äy

[트럴 천 숨 탈슨 하무이 애이 대이]

시작하다-ꜱᴍʟ 짓다-ᴘꜱᴛ.ꜰ 화살 ??-ᴀᴄᴄ 좇다-ᴄɴᴊ 형-ɢᴇɴ 적-ᴀᴄᴄ


“개국하면서 만든 화살 ×× 몰아내고, 형의 적을”


승구


𘬜𘭞𘰷 𘬜𘭞𘰷 𘰷𘭞𘭟 𘰷𘭞𘭟 𘱓𘮯𘮡 𘬹𘯺𘮢 𘬥𘳍𘰄

yor(ə)z yor(ə)z soro.. soro.. eelüü modaaň šäğ-äy

[요르스 요르스 소로.. 소로.. 엘뤼 모단 섀이]

赫하다 赫하다 覺하다 覺하다 식별하다.ꜰ 나쁘다.ꜰ 착하다.ꜰ-ᴀᴄᴄ


“혁혁하고 명철하게 재단하네, 악과 선을”


전구


𘲽𘲜 𘲫𘱮 𘮡𘰕 𘰺𘰂𘮅𘲚𘲳 𘬥𘱛 𘰭𘲣𘰥 𘭐𘰱

čim ərəə üüň t/dabal-uuǰ šää nəgud-d ör-əľ (örəľ-ľ)

[침 으러 윈 타/다발루지 섀 느구드 외를]

2ꜱɢ.ᴀᴄᴄ 지금 거룩하다-?? 매장하다-ɪʀʀ 좋다.ꜱɢ 벗-ᴅᴀᴛ 오래.ꜰ-??

〔대안〕2ꜱɢ.ᴀᴄᴄ 지금 거룩하다-?? 매장하다-ɪʀʀ 좋다.ꜱɢ 벗-ᴅᴀᴛ 이끌다.ꜰ-ᴄɴᴊ


“그대를 이제 거룩히 묻으리, 좋은 벗에게 오래” 〔대안〕“그대를 이제 거룩히 묻으리, 좋은 벗에게 이끌어”


결구


𘰺𘯜𘯺 𘮠𘱤 𘰺𘰗𘲆𘭢 𘯺𘮅𘭂𘯡 𘲜𘱤𘬚 𘰭𘱀 𘬜𘳍𘰄

t/doγʷaa bərii t/düluğʷəəl aa-lağ-az miin nəm yäğ-äy

[토/도과 브리 튈/뒬뤌 알라스 민 늠 얘이]

?? ?? 늘 있다-ᴄᴀᴜꜱ-ᴏᴘᴛ 1ꜱɢ.ɢᴇɴ 가까이 반열-ᴀᴄᴄ


“×× 늘 두고 싶네, 내 가까운 반열을”


제가 놓치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주저 없이 지적해주십시오. 이 글은 수시로 수정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 해석의 근거를 담은 문서를 첨부합니다.


조회수 7,985회댓글 15개

15 Comments


Unknown member
Sep 30, 2023

저는 거울의 해독 내용을 보자마자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관계를 맺고 돈독히 하려는 의지를 느꼈습니다.


[전구]의 "그대를 이제 거룩히 묻으니, 좋은 벗에게 이끌어" 부분을 보고,

저는 '묻다(매장하다)'라는 표현이 단순히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르고 묻는 것이 아닌,

새로운 친구와 가족이 되는, 관계 형성의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음에 묻는, 그러니까 묻고 잊는 게 아니라 마음에 담고 기억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죠.

(보물상자를 땅에 묻어 보관하는 것처럼)

물론 이는 일반적인 '묻다(매장하다)'의 의미와 사뭇 다른 뜻이지만..


이 거란 거울은 거란-고려 간의 교류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이 거울이 누군가의 거룩한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교류 과정에서 유입되기는 힘든, 국가 차원에서 보호받을 유물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문천님이 영상 마지막에 정보를 알려주셨죠.

이 거울의 '형'은 우리나라의 뜻과 같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동성 남성 형제'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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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Jul 13, 2023

제가 느낀 대로 마저 풀어보았습니다


개국하며 지은 밝은 가르침을 따라

형은 적들을 용맹히 가르고서

명철함으로 선악을 밝혔네


내 오랜 벗인 그대를

이제 거룩히 떠나보내니

다음 생에도 늘 내 곁에 두고싶네


쯤 되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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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member
Aug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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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도가 정말 잘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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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Jul 13, 2023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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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Jul 13, 2023

사랑해요 향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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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Jul 13, 2023

아아니 아랫 분ㅋㅋㅋㅋ 사별에 관한 것 같은 내용을 저렇게 해석한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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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member
Oct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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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해석은 없으니 아래의 글처럼 나라 간의 우정? 느낌의 해석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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