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부터 향토 지리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거나 어른들께 들어서 알게된 부산의 전래지명들 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향토지리 관련 정보들과 비교해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 혹시나 있을 오류 등을 교차검증하며 작성했습니다.
동구 초량동
전래지명 : 새띠(샛디, 샛띠)
한화지명 : 초량
전승유래 : 과거 동구 초량동에서부터 서구 부민동 일대 해안까지 억새와 띠풀이 많아 ‘새띠’ 혹은 ‘샛띠’라고 불렸습니다. 구한말 해안 일대를 매립해 부산항을 개발하며 이는 사라졌고 한자로 억새와 띠풀(초)이 대들보(량)처럼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섰다해서 '초량'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2. 서구 (동/서)대신동
전래지명 : 한새벌
한화지명 : 대신
전승유래 : 일제시기 보수천을 정비하고 주거지가 형성되며 크고(한) 새로운(새) 땅(벌)이라는 의미의 ‘한새벌’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초창기 일본인들이 주로 거주하며 한자로는 대신정, 해방 이후 이를 그대로 동 이름으로 쓰며 '대신동'이 되었고 분동을 거치며 서대신동과 동대신동으로 불리게 되며 한새벌이라는 지명은 현재 쓰이지 않게 됐습니다.
3. 남구 문현동
전래지명 : 지게골
한화지명 : 문현
전승유래 : 지금 문현동은 건너 대연동에서 고개를 넘어야 왕래할 수 있는데 그 고개가 문지방의 옛말인 ‘지게’를 닮은 고개라 하여 지게골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를 한자로 지게를 (문)문, 골은 (고개)현으로 옮겨 '문현'이라 바꾸고 행정 및 법정동으로 쓰이며 또한 부산 2호선 전철역 지게골역에도 차용됐습니다.
4. 남구 감만1동 감만부두 일대
전래지명 : 솔개
한화지명 : 없음
전승유래 : 한자로 변하지 않고 일부 거주민들을 통해 전해져 일대를 지칭하는 순우리말 관습지명으로 남아있습니다. 과거 감만부두 일대에 소나무(솔)이 늘어선 모래사장(개)를 끼고 있어 ’솔개‘라 불렸으며 우암로에 있는 솔개다리가 이 지명이 있었음을 뒷받침 해줍니다.
5. 사하구 신평동
전래지명 : 새벌(새말)
한화지명 : 신평
전승유래 : 과거 신평동은 구한말~일제시기 매립을 통해 새로 개발된 땅이라 하여 새벌, 새말, 신촌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 ‘새벌’이라는 명칭이 자리잡게 됐습니다. 이후 새벌을 한자로 옮겨 ‘신평’이라 부르며 현재 일대의 행정 및 법정동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6. 사하구 다대2동 두송반도 일대
전래지명 : 낫개
한화지명 : 나포(현재 쓰이지는 않음)
전승유래 : 명칭의 유래와 시기는 명확하게 밝혀진 부분이 없으나 인근 두송반도의 옛 이름인 ‘나포’의 순우리말 이름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두송반도가 낫 모양처럼 생겨 ‘낫개’라 부르고 이를 한자로 옮긴 ‘나포’라는 지명이 있었으나 현재는 잘 쓰이지않고 부산 1호선 전철역인 낫개역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7. 사상구 괘법동
전래지명 : 괘내(곤내, 괸내)
한화지명 : 괘법
전승유래 : 괘법동이라 불리기 이전 일대를 순우리말 '괘내'마을이라 불렀는데 낙동강 하구에서부터 바닷물이 들어와 물이 괴어 있어 그렇게 불리게 됐습니다. 이후 괘내를 들리는 음 그대로 괘내리라는 한자 명칭으로 바꾸고 인근 창법리와 합쳐지며 각각 한 자씩 따와 괘법동에 이르게 됐습니다.
8. 사상구 덕포동
전래지명 : 덕개
한화지명 : 덕포
전승유래 : 과거 사상구는 낙동강 삼각주가 형성되기 이전 북구 구포동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해안가 였습니다. 지금 덕포동의 경우 백양산 기슭을 접하고 있어 둔덕(언덕)과 해안이 맞닿아 있었고 여기서 덕개라는 지명이 유래가 됐습니다. 현재는 한자로 '덕'은 음을 빌리고 개는 (갯가)포 자로 써 덕포가 되었습니다.
9. 연제구 연산9동
전래지명 : 톳고개
한화지명 : 토곡
전승유래 : 현재 연산9동 남측에 있는 산인 배산에 토끼들이 우두머리를 따라 일출 때 해를 바라본다 해서 ‘톳고개’라 불리게 됐다고 전해집니다. 현재는 이를 한자 흙(토)와 골짜기(곡) 자의 음을 따와 ‘토곡’으로 바뀌었으며 지금의 연산9동 일대를 이르는 보편적인 관습지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10. 연제구 연산6동
전래지명 : 물만골
한화지명 : 없음
전승유래 : 연산6동 남측에 위치한 황령산 계곡에 있는 마을 이름으로 옛부터 산골짜기를 따라 물이 흐르고 그 수량이 풍부해 ’물만골‘이라 불렀습니다. 한자로 바뀌지 않은 채 지금까지 순우리말 그대로 마을 이름으로서 전해졌으며 부산 3호선 전철역 물만골역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 부산진구 범천동 일대
전래지명 : 범내(골)
한화지명 : 범천(+범전,범일,범곡,호계)
전승유래 : 현재 범천1동 일대는 호랑이(범)이 자주 출몰하는 시내(내)을 낀 험한 계곡(골)이라 범내 혹은 범내골이라 불렸습니다. 조선 후기 기록에는 이를 한자로 옮겨 일대를 ‘범천’이라 칭했고 범천리 북쪽 농경지는 ‘범전’이라 부르며 지금의 범천동과 범전동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이후 일제시기에는 범천1리와 2리를 통합해 ‘범일’이라는 지명이 새로 생겨나며 동네 이름은 모두 한자로 바뀌었으나 인근 범내골교차로, 부산 1호선 전철역 범내골역에는 순우리말 이름 그대로 남아 여전히 대중적인 관습지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른명칭 : 옛 범내골마을이 있던 곳은 도시화로 흔적이 사라졌으나 마을길은 ‘범곡’이라는 다른 한화지명으로 바뀌어 현재 범곡로와 범곡교차로에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유래가 된 하천인 범내는 또 다른 한화지명인 ‘호계’로 바뀌어 호계천이라 불리고 있으며 호계천 상류에 위치한 마을은 호천마을이라는 명칭이 자리잡는 등 지금의 부산진구 이남과 동구 일부는 범과 관련된 지명이 곳곳에 상당히 많이 남아있게 됩니다.
출신 학교 교가에 한새벌이 있길래 뭔가 했더니 대신동의 고유지명이였군요.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